책 <보건교사 안은영> 리뷰, 드라마 비교, 감상평

정세랑 작가의 장편소설 <보건교사 안은영> 리뷰입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소설의 줄거리 리뷰와 함께, 원작 소설을 읽고 드라마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 마지막으로 감상평을 함께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리뷰

이 책은 SF 판타지 소설 장르입니다. 안은영은 '액토플라즘'이라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여성입니다. 액토플라즘이란, 죽고 사는 것들이 뿜어내는 입증되지 않은 입자들을 의미합니다. 당연히 일반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것들은 주로 무해하지만 간혹 원한을 가지고 사람들의 생명을 크게 위협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안은영은 그 악귀들을 장난감 칼과 비비탄 총을 이용해 물리치는 능력 또한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형적인 히어로 물에서 등장하는 강력한 무기들과는 다른, 어딘가 모르게 우스꽝스러운 모습입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의 눈에는 안은영의 행동이 정신 나간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던 중, 안은영은 한 고등학교에 부임하게 됩니다. 그곳은 몇 해 째 이상한 소문과,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벌어지던 곳입니다. 안은영의 눈에는 그곳에 득실거리고 있는 악귀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본격적으로 물리치기 시작합니다. 또 다른 메인 캐릭터 홍인표는 이곳 고등학교의 한문교사입니다. 그는 불의의 오토바이 사고로 한쪽 다리를 절고 있습니다. 학교 창립자의 손자이기 때문에 나중에 학교를 물려받을 거라는 소문에도 휩싸여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그는 동료들에게 은근한 따돌림을 받습니다. 그런 홍인표와 안은영이 힘을 합쳐 학교를 둘러싼 악귀들을 하나 둘 제거해 나가는 스토리입니다. 책은 총 10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그 과정에서 저마다의 감동이 전해집니다.

 

드라마와의 비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드라마로 2020년 9월 25일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안은영의 역은 '82년생 김지영' '부산행' 등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배우 정유미가 담당했습니다. 홍인표 역은 2018년, 2019년 신인남우상을 수상하며 떠오른 배우 남주혁이 맡았습니다. 드라마는 총 6편의 에피소드로 제작되었으며 편당 50분의 러닝타임입니다. 10편의 챕터를 지닌 원작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드라마는 이경미 감독이 총괄해 제작되었습니다. 이경미 감독은 솔직한 캐릭터가 너무도 매력적인 영화 '미스 홍당무'로 신인 감독상을,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비밀은 없다'로 많은 팬들을 지닌 여성 감독입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경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이유만으로도 보건교사 안은영의 드라마 제작을 기대하기도 했습니다. 드라마는 원작과 또 다른 매력입니다. 우선 머릿속으로 상상하기만 했던 '젤리 괴물'을 화려한 CG를 통해 시각적으로 잘 구현해 냈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소설은 '명랑 판타지'의 느낌이 크다면 드라마는 그보다 조금 더 무겁고 진지합니다. 심심풀이로 가볍게 드라마를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묵직한 분위기에 당황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독특하고 유쾌한 OST가 분위기를 탈바꿈시켜 줍니다. 그래서 그런지 드라마 OST도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드라마는 분량의 제한 때문인지 소설의 내용들이 각색되고, 생략된 것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따라서 만약 드라마를 먼저 보신 분들이 있다면 원작을 꼭 읽어보시길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감상평 

괴이하지만 사랑스러운, 유쾌하지만 코믹하지는 않은 이야기입니다. 한 여성이 인간의 목숨을 위협하는 괴물들을 물리친다는 영웅물의 스토리를 따르고 있지만 기존의 것들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장난감 칼을 휘두르는 모습은 정신이 나간 여자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남자 주인공 역시 재벌 3세라는 큰 메리트에도 불구하고 늘 주눅 들어 있고, 소극적입니다. 그렇게 어딘가 조금씩 부족한 캐릭터들이 소설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줍니다. 안은영과 홍인표는 둘 다 고지식한 사람들입니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신념을 지켜 나갑니다. 그것이 답답하게 보일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끝내 소설은 이야기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세상을 지켜 낸다고 말입니다. 스토리는 굉장히 흡인력이 있어 앉은 자리에서 한 편을 끝낼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아직 읽지 않으셨다면 어설프지만 사랑스러운 안은영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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