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 / 2023. 2. 13. 08:29

미국 슈퍼볼(Superbowl) 소개, 하프타임쇼 입장료 정보

2023년 2월 한국시간으로 13일 오전 8시 30분. 57번째 미국 슈퍼볼 경기가 펼쳐집니다. 경기장은 미국 애리조나주 글린데일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이며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대결입니다. 슈퍼볼은 미국에서 열리는 최대 스포츠 축제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단일 스포츠경기입니다. 1년 중 추수감사절 다음으로 음식소비가 가장 많은 날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인들이 왜 슈퍼볼에 열광하는지 그 이유와 배경, 문화를 소개하겠습니다.

슈퍼볼(Superbowl)

미국 프로미식축구의 결승전입니다. 다른 경기들과 다르게 단판으로 승부를 가리기 때문에 더욱 흥미진진합니다. 한국사람들에게는 미식축구라는 스포츠가 낯설지만 경기 룰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볼을 가진 선수가 앞으로 나가면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기본 규칙입니다. 공을 든 선수가 밟는 지역은 전부 그 팀의 땅이 됩니다. 즉 땅따먹기와 비슷합니다. 일부에서는 미국인들이 신대륙을 개척한 근성이 미식축구에 깃들어 있다고 봅니다. 미식축구는 상대의 힘에 밀리지 않으면서도 공을 빼앗기지 않고 폭발적인 스피드로 달려 나가야 하는 운동입니다. 그만큼 원초적이면서도 뛰어난 신체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매력이 있는 스포츠입니다. 슈퍼볼이라는 단어는 1964년 노먼스팅리가 개발한 어린이용 장난감 Superball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작은 고무공으로 한국 사람들에게는 탱탱볼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 캔자스시티 구단주가 자신의 아이들이 이 공을 갖고 노는 것을 보고 ball을 bowl로 바꿔 미식축구 결승전의 이름을 붙이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냈습니다. 미식축구 경기장이 일반적으로 접시처럼 움푹 파여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이전부터 많은 사람들은 경기장을 bowl로 칭했기 때문입니다. 이 아이디어는 채택되었고 이후로 미식축구 결승전을 현재의 Superbowl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슈퍼볼은 일요일에 치킨과 함께

슈퍼볼이 개최되는 일요일은 Super Sunday라고 불립니다. 이날 많은 사람들은 가족, 친구, 지인들과 모여 함께 경기를 관람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월드컵을 볼 때 치킨을 먹는 것처럼 미국 사람들도 맥주와 닭날개, 바비큐를 먹으며 파티를 벌입니다. 전미 치킨협회에 따르면 2023년 슈퍼볼 주간에 총 14억 5천만 개의 치킨윙이 소비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런 뜨거운 열기 때문인지, 한 조사에 따르면 슈퍼볼이 끝난 다음날인 월요일은 미국에서 약 2천만 명의 직장인이 회사에 휴가를 내고 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슈퍼볼이 토요일에 열리면 굳이 휴가를 쓸 필요가 없을 텐데 말입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4명 중 한 명은 슈퍼볼 승자를 신이 결정한다고 믿는다고 합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25%의 생각일 뿐이지만 경기가 일요일에 열리는 이유와 무관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슈퍼볼과 머니파워

광고 1초에 3억 원

슈퍼볼의 역대 최고 시청률은 1982년 기록한 49.1%입니다. 그 밖에도 평균 시청률 40%를 기록합니다. 참고로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프로농구 파이널 경기 시청률이 10% 정도라고 하니 그 영향력이 대단합니다. 시청자수는 1억 명을 돌파합니다. 그러다 보니 경기에 붙는 광고료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2022년 광고비용은 30초당 650만 달러, 한화로는 약 77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2023년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1초당 3억 원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주요 기업들은 슈퍼볼만을 위한 광고를 따로 제작합니다. 사람들의 눈을 끌기 위한 각종 시도와 기발한 아이디어가 총동원됩니다. 그래서 오죽하면 경기는 안 봐도 광고는 본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4천만 원짜리 입장료

슈퍼볼은 일단 입장티켓을 구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습니다. 많은 미국인들은 슈퍼볼 직관을 평생의 꿈으로 간직합니다. 심지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결승전을 보려면 슈퍼볼이 열리기 약 2주 전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이때는 이미 티켓가격이 한참 치솟고 난 후입니다. 슈퍼볼의 평균 입장료 가격은 6천 달러 정도로 약 8백만 원 정도입니다. 가장 꼭대기에서 보는 저렴한 좌석이 4천 달러이며, 가장 비싼 가격은 3만 달러, 한화로 4천만 원이 넘는 금액입니다. 거기에 슈퍼볼 개최지로 가는 비행기 티켓값, 호텔비용, 여행비용 등을 합치면 입장료를 제외하고도 1인당 약 천만 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최지

슈퍼볼 개최지는 엄격한 기준을 통해 선정됩니다. 2월에 열리기 때문에 무엇보다 날씨가 가장 큰 고려 대상입니다. 지금까지 대부분 따뜻한 서부와 남부 지역에서 열린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그러나 돔구장을 보유한 미니애폴리스, 디트로이트 등에서도 경기가 열린 전적이 있기 때문에 동부 개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그 밖에도 전국에서 몰려드는 입장객, 취재진, 선수단을 모두 수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개수의 호텔과 식당, 편리한 교통시설이 제공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개최지가 얻는 경제적 효과는 대략 50억 원 대로 추산됩니다.

하프타임쇼

슈퍼볼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해도 경기 중간에 진행되는 공연 일명 하프타임 쇼입니다. 그동안 뉴키즈온 더블록을 시작으로 마돈나, 폴 매카트니, 비욘세, 콜드플레이, 브루노마스 등 정상의 가수들이 무대를 빛냈습니다. 역대 최고의 무대는 1993년 27회 대회에 등장한 마이클잭슨으로 꼽힙니다. 하프타임쇼는 그 해 미국에서 가장 열광하는 트렌드를 보여주는 자리이기 때문에 단순한 축하 무대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2022년에는 닥터드레, 에미넴, 스눕독, 50센트, 켄드릭 라마가 출연해 90년대 힙합 전성기를 구현해 냈습니다. 재밌는 것은 하프타임쇼의 출연료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가수들은 슈퍼볼 무대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으로 여깁니다. 2023년 올해 하프타임 쇼의 주인공은 리한나로 정해졌습니다. 그녀는 지금껏 9개의 그래미 어워드 상을 수상했고 빌보드차트 1위 곡을 14개 소유하고 있습니다.

중계

막대한 경제적 이익이 달려있는 이벤트이니 만큼 미국에서는 매년 방송사들이 공평하게 번갈아가며 중계권을 갖습니다. 올해는 FOX가 중계합니다. 한국에서는 올해 쿠팡 플레이가 생중계를 진행합니다. 전반전과 후반전 사이에 열리는 하프타임쇼도 볼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쉽게도 광고는 송출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지상 최대의 축제 슈퍼볼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올해도 멋진 경기와 무대, 그리고 빛나는 광고들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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