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 / 2023. 8. 28. 08:16

미국 배심원 영주권자 처리 방법 (Jury Summons)

최근 제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에서 제 이름 앞으로 된 엽서가 한 장 날아왔습니다. 대문짝만 하게 쓰여 있는 Jury Summons. 배심원 소환장입니다. 실제 엽서에는 개인정보가 적혀 있기에 샘플용 엽서로 사진을 대체합니다. 대강 아래와 같은 디자인입니다. 

 

미국 배심원 소환장
미국 배심원 소환장

 

우리나라에도 국민참여재판이 있듯, 미국에서도 18살 이상의 시민이라면 의무적으로 재판에 참석해 죄의 유무를 판단하는 배심원 제도가 있습니다. 이는 미국 헌법 6조 수정조항에 명시된 권리입니다. 이 출석 소환장은 범죄기록이 없는 시민 중 랜덤으로 발송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문제는, 시민권자가 아닌 저 같은 영주권자에게도 무작위로 발송이 된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영주권자는 배심원으로 출석할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니 일단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무시해서도 안됩니다. 배심원 소환장에 적힌 홈페이지에 들어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입력한 후, 본인이 영주권자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막상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한숨부터 나옵니다. 어느 페이지로 가서 어떻게 신청해야 하는지, 친절하지가 않습니다. DMV에서도 느꼈지만, 미국의 정부 홈페이지는 편의성이 다소 떨어지는 편입니다. 때문에 저처럼 곤란을 겪으셨을 영주권자 분들을 위해, 미국 배심원 소환장 처리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 법원 홈페이지 기준입니다.

 

참고로, 2023년 9월 중으로 홈페이지가 리뉴얼된다고 하는데 얼마나 바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자, 먼저 오렌지 카운티 상급법원 홈페이지 e서비스 페이지로 들어가야 합니다.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www.occourts.org/ejuror  

 

그러면 영어의 향연 가운데 Click Here to Go to eJuror 라는 글씨가 보입니다. 클릭합니다. 처음부터 이 페이지로 바로 연결되게 하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참고로 이 페이지의 직접 주소는 https://ejuror.occourts.org/ejuror-AJury/ 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어디까지나 오렌지카운티 법원 기준입니다. 다른 카운티는 주소가 다를 수 있으니 각자 받은 엽서를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저는 처음에 새벽에 접속을 시도했는데, 현재 이용할 수 없는 서비스라는 문구가 나왔습니다. 다음 날 오후 중에 다시 시도했더니 정상적으로 접속되었습니다. 

 

미국 배심원 불출석 사유 입력
미국 배심원 불출석 사유 입력

가장 처음으로 보이는 페이지는 바로 이것입니다. 여기에 다음 사진과 같이 받으신 배심원 소환장에 적혀있는 Juror ID, 그리고 Last Name의 첫 세 글자, 생일을 입력하시면 본인이 맞는지 확인하는 페이지로 넘어갑니다.

개인정보 확인
개인정보 확인

그것을 컨펌하시면 이제 본격적으로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란이 등장합니다. 결혼유무, 고용유무, 집주소, 전화번호 등을 쭉 남기시면 됩니다. 혹시 영어가 불편하시다면 구글의 페이지 번역기능을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정부 사이트의 경우 비교적 정확하게 번역이 이루어집니다. 

개인정보 확인
개인정보 확인

위의 두가지가 개인정보 입력의 마지막 질문인데, 무슨 말인지 잘 몰라서 잠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배심원단 마일리지에 관한 것이고 두 번째는 장애인 숙소에 관한 것입니다. 마일리지가 무엇인지 알아보니 배심원단으로 출석하면 소정의 교통비와 아르바이트 금액이 지급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저에게는 둘 다 해당이 없는 듯해서 NO를 클릭하고 넘어갔습니다. 넘어가 봅니다.

 

본격적인 면제 신청 스타트
본격적인 면제 신청 스타트

그러면 다음과 같은 페이지가 등장합니다. 배심원 개인정보를 확인하였고, 이제 본격적으로 재판 참여 일정을 안내하겠다는 문구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은 배심원 자격 박탈을 신고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른쪽 작은 박스에 들어있는 문구를 주목합니다. '만약 해당 스케줄에 참석이 어려우면 여기를 클릭하세요'라는 말입니다. 안내대로 해봅니다. 

배심원 출석 면제 이유 선택
배심원 출석 면제 이유 선택

자, 거의 다 왔습니다. 본격적으로 '네가 왜 못 오니?'에 대한 질문이 이어집니다. 우리는 애초에 자격이 없으므로 Disqualify를 클릭합니다. 

시민권자가 아님을 선택
시민권자가 아님을 선택

그러면 다음과 같이 자격이 없는 이유를 선택하게 되어있습니다.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 '미국 시민권자가 아님'을 선택합니다. 그러자 아래에 그러면 어느 나라 시민권자인지를 묻는 질문이 추가로 등장합니다. Korea를 선택하고 다음을 눌러봅니다.

 

드디어 끝
드디어 끝

이런 문구가 뜨면 영주권자의 미국 배심원 소환 무효 신청이 드디어 끝이 납니다. 정보만 정확히 입력한다면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낯선 영어단어들이 헷갈리긴 하지만 그마저도 구글 번역을 사용하면 어렵지 않습니다.

 

미국 땅에서 살다 보면 덜컥 겁이 나는 순간들이 종종 있는데 특히나 이런 공문서를 처리해야 하는 것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별 것 아니니 모두들 후련하게 해결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참고로 시민권자의 경우, 미국 배심원 출석요구를 받으면 응해야 하는 것이 의무입니다. 하지만 그중에서 몇 가지 면제사항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영어로 의사소통이 힘들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소환장에 나와 있는 연락처로 전화를 걸거나, 일단 해당 날짜에 법원에 가서 현장에서 면제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어 실력을 직접 확인하려는 걸까요?) 혹은 건강 상의 이유 혹은 일을 도저히 뺄 수 없을 때도 면제를 받을 수 있는데 그때는 연기 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너무도 당연하지만 법원에서는 절대 여러분의 소셜 넘버나 카드 번호 등을 묻거나 입력하는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피싱 사이트나 스캠에 주의하시길 당부드립니다. 참고하셔서 어려움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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